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 제작 지원사업 ‘2024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으로 선정된 창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문화 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중장년층과 문해학교 학생들로 관객 저변을 확장하며 지난 2월 27일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2월 1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이 인생 팔십줄에 글을 배우고 시를 쓰면서 해묵은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 속에서 보물 같은 설렘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은 실제 문해학교 할머니 학생들이 쓴 20여 편의 시를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켜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로 들려주었다.
작품은 유쾌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이 함께하는 무대로 공연 내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예매처 인터파크 티켓 관람 후기에는 “초연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공연을 보는 내내 할머님들의 매력에 푹 빠져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작품”, “따뜻하고 착한 얘기인데 시간도 순삭!”이라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평단에서도 찬사를 보냈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와 함께 음악과 무대, 연기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5인조 밴드의 라이브 음악이 다채로운 장르를 활용하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전한다. 무엇보다 할머니들의 호흡과 투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말투와 몸짓을 놀랍게 잘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라고 평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노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기존에 20~30대가 주축을 이룬 뮤지컬 시장의 관객층을 중장년층으로 확장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총 22회 공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관객은 50~70대 중장년층으로, 극 중 문해학교 할머니들과 비슷한 연령대이거나 자녀를 다 키운 부모님 세대가 많았다.
작품은 단순히 중장년층이 즐기는 공연에 그치지 않고 20~30대 관객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MZ세대 사이에서 ‘텍스트 힙’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팔순이 넘어서도 글을 배우고 시를 쓰며 즐겁게 살아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신선한 노년의 모델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특히 작품이 ‘효도 뮤지컬’로 입소문을 타면서 어머니나 할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병성 공연평론가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공연계는 젊은 층을 겨냥한 작품 일색이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뮤지컬의 등장이 반갑다.”라고 평했다.
제작사 라이브㈜는 작품 취지에 맞춰 문해교육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성인 문해교육을 지원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1994년 설립한 문해교육 1세대 기관 ‘푸른어머니학교’와 손잡고 개막 전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4년 11월에 진행된 첫 대본 리딩에는 푸른어머니학교의 김후덕, 양방자 학생이 참석해 배우들과 따뜻한 교감을 나눴다. 이 특별한 대본 리딩 현장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유튜브 채널 성인문해교육 시리즈 <모범생>을 통해 공개되었다. 12월에는 뮤지컬 출연진이 푸른어머니학교를 방문해 실제 할머니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함께 ‘우리는 가시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뮤직비디오에는 63세부터 84세까지 22명의 할머니 학생들이 참여해 배움의 기쁨을 노래했다. 라이브(주)는 푸른어머니학교에서 제작한 굿즈를 펀딩으로 구매해 공연 중 관객에게 깜짝 증정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문해학교 단체 관람객에 한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더불어 무대 위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성인 문해 학습자의 문화적 소외를 해소하고 학습 동기와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초청 행사를 진행하였다.
2월 19일에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공동 주최로 전국 문해학교 학생과 교사, 문해교육 기관 관계자 300여 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전후로는 추억의 간식 증정, 하이라이트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스페셜 커튼콜,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 커튼콜이 진행되어 더욱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26일에는 산은나눔재단과 국가평생교육진응원의 후원으로 문해학교 학생과 교사 200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행사 당일 옛날 교복을 입은 이벤트 요원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즉석 사진을 찍어주고, 연필, 공책 등을 증정하여 할머니 학생들의 학업을 독려하였다.
극장을 찾은 문해학교 할머니 학생 대다수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로 난생처음 뮤지컬을 접했다. 공연을 관람한 문해학교 학생은 “글자를 배워 내 이름을 쓰고 손주와 소통하며 좋아하는 등장인물들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 울컥했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모두를 웃고 눈물 짓게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뛴다”라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직접 쓴 글씨로 “나는 평생 처음 뮤지컬”, “어쩌면 우리 마음을 그렇게 잘 안대요” 등 소감을 남겨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연출하고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집필한 원작자 김재환 감독과 뮤지컬 속 등장인물들의 실제 모델이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되었다.
1월 22일에는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의 출판사 북하우스와 공동 주최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초연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북콘서트는 과거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할머니 세대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북카페 런트리에서 진행됐으며,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연출하고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집필한 원작자 김재환 감독과 배우 구옥분, 박채원이 참여해 여성 독자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눴다.
2월 12일 저녁 7시 30분 공연에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엄마와 할머니에게 소풍 같은 하루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가시나들 소풍날’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날 엄마나 할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는 1+1 할인 혜택이 제공되었다. 이밖에도 추억의 간식 증정, 응원봉 싱어롱 커튼콜, 관객과 출연진 어머니의 영상 편지 상영 등의 이벤트가 이어졌다. 이날 공연에는 원작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출연한 안윤선 할머니와 주석희 선생님도 참석해 배우, 관객들과 특별한 교감을 나누었다.
2월 26일과 27일 공연 종료 후에는 출연진이 무대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졸업식’ 이벤트가 이어졌다. 영란 역의 배우 구옥분은 “공연 내내 관객들이 글자를 배우는 극 중 할머니들을, 우리 배우들을, 이 공연을 만든 사람들을 응원해 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저 역시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인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겠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또다른 영란 역의 배우 김아영 역시 “첫 공연 때 40대에 가까운 여자 배우들이 모여서 극장을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 이렇게 꽉 찬 객석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중장년층에게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다가가고,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며, 문해학교 학습자에게는 배움을 통해 삶이 바뀌는 순간을 다시 한번 마주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뮤지컬 시장의 관객 저변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다.
성공적인 초연으로 ‘세대 공감 뮤지컬’의 탄생을 알린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향후 원작 다큐멘터리 영화의 촬영지인 칠곡을 포함해 지역 문예회관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영화관에서 공연 실황 영상을 상영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