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공연《생애라는 시간 너머》안양서 초연

공연 《생애라는 시간 너머》포스터 | 김민수 제공

다원예술콜렉티브 민수민정이 ‘몸의 부재’를 주제로 하는 공연 《생애라는 시간 너머》를 오는 11월 1일과 2일 양일 간 아트포랩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퍼포머의 몸’이라는 전통적 공연의 전제에서 벗어나, 관객의 집단적 경험으로 공연성을 새롭게 정의한다. 무대 위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대신 텍스트를 타이핑하는 작가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본 공연은,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닌 작품의 서사에서 비롯된 몸의 부재를 전하는 데에 집중한다.

작품은 죽고 싶어 하던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인의 흔적을 좇아 남반구로 향하는 여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이상하게도 그가 함께하는 듯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작가는 점점 사라지는 ‘몸’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무언가를 묻기 시작한다. 공연은 이 여정을 따라가며, 찰나의 삶 속에서 물리적 실체보다 더 중요한 것을 관객에게 질문한다.

김민수 작가의 이야기와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이민정 작가의 미디어 시노그라피다. 실사와 그래픽을 넘나드는 영상과 설치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VJing이 아닌, 작품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번역하고 감정의 리듬을 구축한다. 빈 공간을 채우는 프로젝터의 빛은 주제에 대한 은유이자 관객이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 감정의 결을 따라가도록 이끄는 장치가 된다.

김민수 작가는 앞서 《맘모스를 잊는 시간》(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의과정 선정), 《HOLE》(2022, 수림아트랩 선정) 등에서 사운드아트, 영상, 공간을 결합해 퍼포머의 부재 속 공연성을 꾸준히 실험해왔다. 이번 신작은 그 연구의 연장선으로, “공연의 본질은 배우의 몸이 아니라 관객이 공유하는 시간과 감각”이라는 문제의식을 이어간다.  

《생애라는 시간 너머》는 상실과 애도의 감정을 넘어, 사라진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마음의 흔적을 바라본다. 본 공연은 경기도, 안양시, 안양문화예술재단,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