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 호평 속 성공적 개막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 공연 사진 | ㈜연극열전 제공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과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고 신작상을 수상한 현대 희곡의 대표작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이하 <엠. 버터플라이>)가 약 40년 만에 세계 최초의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9월 22일 YES24스테이지 1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는 익숙한 고전을 음악과 움직임, 극중극과 강렬한 미장센으로 새롭게 확장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의 대표작인 원작 연극 <엠. 버터플라이>는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유진 오닐 씨어터에서 777회 공연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2024년까지 다섯 차례 무대에 오르며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약 4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온 현대 고전이 이번에는 ‘뮤지컬’이라는 전혀 새로운 장르를 만났다. 치밀한 대사와 반전, 팽팽한 심리전으로 사랑받아온 원작이 음악을 통해 어떻게 확장될지, 그리고 <엠. 버터플라이> 특유의 환상과 현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무대 위에서 어떻게 새롭게 구현할지 개막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막이 오른 뒤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프리뷰 첫 공연부터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커튼콜과 함께 기립박수로 화답했고, 예매처와 SNS를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호평이 빠르게 이어졌다. 원작 연극을 여러 시즌 지켜봐 온 관객부터 뮤지컬로 <엠. 버터플라이>를 처음 만난 관객까지, 서로 다른 관객층이 ‘새로운 <엠. 버터플라이>의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관객들은 “무대와 조명의 미장센이 만들어낸 르네의 환상 속에 사랑을 넘어 젠더, 이념, 역사까지 여러 레이어가 겹겹이 쌓여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연극과 뮤지컬을 모두 봤는데 각각의 매력이 분명하다.”, “올해 본 창작 뮤지컬 중 가장 공들여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의 반응을 전하며, 원작의 매력을 지키면서도 장르의 변화를 통해 한층 확장된 작품 세계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에서 가장 선명한 변화는 단연 ‘음악’이다. 원작에서 대사를 통해 치밀하게 드러났던 정치·문화·성별의 충돌과 인물들의 욕망은 뮤지컬 특유의 역동적인 넘버와 움직임을 만나 더욱 감각적이고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음악은 인물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르네의 환상을 부풀리고, 때로는 현실을 뒤틀며 관객을 진실과 거짓의 경계로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극적 장치로 기능한다. 관객들 역시 “넘버가 시작되는 순간 공기가 바뀌고, <엠. 버터플라이>가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이 실감났다.”, “각 인물의 서사가 고스란히 담긴 음악이 중독적이기까지 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음악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클래식과 록,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은 서양과 동양, 현실과 환상이 충돌하는 작품의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구축한다. 현대적인 밴드 사운드와 클래식 현악기의 조화, 적재적소에 더해진 동양 악기의 색채, 주요 인물과 사건을 관통하는 음악적 모티브와 그 변주는 인물들의 욕망과 감정이 변화하는 순간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는 프랑스 외교관이 20년간 사랑했던 여인이 사실은 남성 경극 배우이자 중국의 스파이였던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서사를 가져와 사랑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르네’와 ‘송’의 관계를 전복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설화 <나비연인>를 거울처럼 맞물리게 한다. 관객은 자신들만의 연극을 펼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또 한 명의 목격자가 되어 끊임없이 교차하는 환상과 현실의 끝을 함께 마주한다.

배우들의 서로 다른 해석 역시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점차 잠식되어 가는 프랑스 외교관 ‘르네 갈리마르’ 역의 주민진, 안재영, 유현석은 각기 다른 결로 욕망과 집착, 그리고 믿어왔던 세계가 무너지는 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낸다. 르네가 꿈꾸는 완벽한 사랑이자 치명적인 비밀을 감춘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 역에는 김바다, 유태율, 홍기범이 출연해 환상과 진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매혹적인 ‘송’을 완성한다. 특히 2024년 연극 <엠. 버터플라이>에서 같은 역할을 맡았던 김바다는 뮤지컬에서도 ‘송’을 연기하며 작품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뮤지컬에서 새롭게 확장된 인물들도 작품의 층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오페라 <나비부인> 속 인물이자 르네의 욕망과 심리적 자아를 무대 위에 구체화한 ‘핑커튼’ 역에는 장재웅과 남민우가 출연한다. 르네의 아내 ‘아녜스’와 중국 공산당원 ‘친’이라는 극단적으로 상반된 두 인물을 오가는 1인 2역은 안상은과 전하영이 맡았으며, 서구 사회의 편견과 우월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툴롱’ 역에는 황만익과 김승용이 출연한다.

총 12명의 배우들은 조합에 따라 인물 사이의 긴장과 관계의 온도를 미묘하게 바꾸며 같은 작품 안에서도 서로 다른 <엠. 버터플라이>를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열연에 완전히 압도되는 경험이었다.”, “같은 장면인데도 배우의 조합에 따라 관계가 전혀 다르게 보인다.”, “관객의 눈까지 속이는 배우들의 연기 대비가 반전의 충격을 배가시킨다.”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앙상블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현대 고전의 탄탄한 서사 위에 음악과 움직임, 극중극과 미장센을 더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엠. 버터플라이>가 앞으로 또 어떤 해석과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의 후원으로 제작된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는 오는 12월 13일까지 YES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66-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