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지역 투어 성료… 원작 다큐멘터리 촬영지 칠곡 거쳐 창원까지

칠곡 공연을 관람한 고령군 문해교실 학습자들 | 고령군 제공

인생 팔십줄에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실화를 무대에 옮긴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칠곡과 창원에서 성황리에 투어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지역 투어 공연은 서울 외 지역 소재 공공 공연장을 대상으로 공연비를 지원하는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6월 26일 원작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배경인 칠곡에 위치한 700석 규모의 칠곡군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2회 공연이 진행되었다. 공연에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주인공이자 뮤지컬 넘버의 원작 시를 쓴 안윤선 할머니(‘공부’), 이원순 할머니(‘어무이’), 그리고 고(故) 강금연 할머니의 가족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이 밖에도 여든이 넘어 배운 한글로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하는 칠곡군의 할머니 힙합 그룹 ‘수니와 칠공주’를 포함해 극중 주인공들과 같은70~80대 장년층 관객들, 문해교육 관계자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공연에 앞서 6월 24일에는 칠곡군교육문화회관 평생학습관 인문학홀에서 작곡가 김혜성과 배우 구옥분, 박채원, 하은주가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주요 뮤지컬 넘버 시연과 함께 뮤지컬 제작 과정을 들려준 이 행사에는 2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뮤지컬 출연진과 창작진은 원작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촬영지인 칠곡군 약목면 복성리를 방문해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영화 속에 등장한 복성배움학교, 춘화식당은 물론 주인공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으로 꾸며진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를 둘러본 출연진은 “이렇게 직접 칠곡의 풍경을 마주하니 할머니들의 시가 훨씬 더 깊이 마음에 와닿는다”, “주인공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는 기분”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공연장을 찾은 김재욱 칠곡군수는 “제작진이 몇 년간 할머니들의 삶을 깊이 있게 관찰해 작품을 만든 걸로 안다. 진심 어린 시선으로 지역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줘 감사드린다”라며 “칠곡 할머니들의 삶과 용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표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

곡 공연에는 고령군, 영양군 등 인근 지역 성인문해 학습자 및 복지관 어르신들의 단체 관람도 이어져, 문화 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의 문화 격차 해소 사례로 주목받았다. 고령군 문해교실 학습자 및 인솔자 25명은 칠곡 공연을 관람하고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를 탐방하는 체험을 진행했다. 영양군노인복지관 회원 40명도 노인 인권 교육의 일환으로 칠곡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을 관람한 80대 어르신은 “내 인생 이야기 같아서 눈물이 났다. 여자라는 이유로 많이 참고 살았는데, 우리도 목소리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고맙다”라고 전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배움은 교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예술과 삶의 경험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7월 4일과 5일에는 창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1,100여 석 규모의 3·15아트홀 대극장에서 2회 공연이 진행되었다.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공연은 2회 모두 매진 사례를 이뤘다. 관객들은 글자를 배우고 인생의 두 번째 봄을 맞이한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맞장구 치고 눈물 흘리며, 무대와 객석이 하나되는 뜨거운 공감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와 더불어 7월 2일 3·15아트홀 대연습실에서 원작자 김재환 감독과 작곡가 김혜성, 배우 김아영, 허순미, 강하나가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려 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뮤지컬의 원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만든 김재환 감독은 영화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창원문화재단측은 “한 글자, 한 글자 배워가며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은 할머니들의 모습이 큰 울림을 줬다. 공연을 본 관객들 모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와 따뜻한 위로를 얻었을거라 믿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한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할머니들이 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인생을 새롭게 써 내려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 할머니들이 쓴 20여 편의 시가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해 감동을 전한다. 지난 2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가족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