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룻밤 사이에 내 아들이 세 여자를 강간했다. 하얀 눈으로 둘러싸인 캐나다의 한 가정집, 모든 신문의 표지를 장식한 나의 얼굴 위로 나는 평범하게 두 아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그 사람들이 원한 건 내가 아니라는 변호사의 말이 나에게 닿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아닌 그의 어머니……. 진짜 죄인
좋아하는 배우를 답할 때면 항상 김선영을 빼놓지 않는 류주연이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 연출을 맡는다. 극단 산수유 대표로 인간 군상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류주연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 <기묘여행>, <12인의 성난 사람들>, <1945> 등을 연출했다. 보편적이고 내밀한 감정 묘사와 층위들로 시대성을 명민하게 담아내며 제47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제4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제37회 영희연극상, 제24회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했다.
류주연 연출은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에 대해 “예상치 못한 극적 전개와 흐름이 의외성을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들어찬 연기 밀도로 죄어오는 폐쇄성, 그리고 그 속에서 상승하는 인간의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들을 치밀하게 그려내고자 한다”라며 “궁지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한 사람, 어쩌면 우리 모두의 본능적인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출은 마치 위층을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어머니 ‘브렌다’에게 속박같은 책임감과 무게감으로, 아들 ‘매튜’에게는 밖으로 나설 수 없는 감옥 같은 구속의 공간으로, 극이 말하고자 하는 숨 막히는 봉쇄의 표상을 무대 위에 자리 잡은 이층집으로 그려낸다. 집 안에 똬리를 튼 먹구름은 그 그림자의 깊이를 점점 자라내어 모두를 집어삼키는 괴물이 된다. 자식이 한 짓은 미워할 수 있으나 어떻게 자식을 미워할 수 있냐며 ”자식의 저주“를 외치는 ‘브렌다’는 그 집과 자신을 둘러싼 ”굶주린 짐승들“에게 무엇을 던져줄 것인가?
배우 최호재(매튜 역)와 최자운(제이슨 역)이 두 아들을 연기한다. 브렌다의 친구이자 변호사로서 갈등을 점화하는 ‘로버트’ 역은 2025-2026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이자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단정한 연기력을 보유한 홍선우가 맡는다.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용준은 아버지 ‘스티븐’으로 분해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와 함께한다. 2024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며 진정성을 담은 연기를 전해왔던 이다혜(제시카 역)와, 2025-2026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이자 노련한 연기력으로 연극계의 사랑을 받는 김시영(테스 역)도 합류한다.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는 4월 19일까지 이어진다. 4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소외 없는 관람 기회 제공과 장벽 없는 연극 문화 향유를 목표로 무대모형 터치투어를 비롯해 음성해설, 한국어수어통역, 한글자막해설, 이동지원을 제공하는 접근성 회차를 운영한다. 4월 6일 공연 종료 후에는 류주연 연출과 배우 김선영(브렌다 역), 김용준(스티븐 역)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한편 국립극단은 2018년 J.T 로저스의 <오슬로>부터 2024년 로렌 군더슨의 <사일런트 스카이>까지 매해 해외 우수 현대 희곡을 국내 무대에 첫 선보여왔다. 국립극단의 해외 신작 시리즈는 객석 매진과 높은 관객 호응도로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정치, 노동, 젠더, 위계폭력, 인종차별 등 세계 인구가 집중하는 동시대적 주제로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연극적 담론을 형성해 온 국립극단이 2025년 선택한 해외 초연작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는 국립극단과 국립극장,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문의 1644-2003/3~6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