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가치를 잊은 모두에게, 연극 ‘웃음의 대학’ 리뷰

연극 ‘웃음의 대학’ 포스터 | ㈜연극열전 제공

‘연극열전’이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 <웃음의 대학>이 지난 5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했다.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웃음의 대학>은 1996년 초연 이후 러시아, 캐나다,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 역에는 송승환, 서현철이, 웃음을 ‘사수’해야 하는 작가 역에는 주민진, 신주협이 출연한다. 대사 없이 무대 위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환 역은 손원근이 맡는다.

웃기려고 작정한 작가 VS 냉정한 검열관

<웃음의 대학>은 1940년 전시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는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그린다. 검열관은 웃음과 연극 같은 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작가들의 대본 속 대사 한 줄, 단어 하나하나까지 검열하며 엄격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희극으로 패러디한 대본을 들고 나타난 작가는 희생양이 되어 온갖 이유로 열을 당한다.

검열관은 완전히 다른 설정으로 대본을 바꾸라고 하며, 맥락과 전혀 맞지 않는 대사와 인물을 추가하라고 무리한 수정 요구를 한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을 삭제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담은 대사와 장면을 추가하라는 식이다. 하지만 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날이면 수정된 대본을 들고 나타난다.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는 수정된 대본 속에서 더욱 웃긴 요소를 만들어내며 작가는 보다 탄탄한 코미디 대본을 완성해 간다.

작가의 대본을 절대 허가하지 않겠다며 강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검열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작가의 희극에 매료된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직접 연기를 하며 함께 연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의지와 검열관을 변화시키는 웃음의 힘은 관객들로 하여금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연극과 웃음이 천대받는 시대에서도 작가는 웃음을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웃음의 대학>을 보는 두 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큰 소리로 웃어보며 웃음이 주는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연극 <웃음의 대학>

출연: 송승환 서현철 주민진 신주협 손원근
작: 미타니 코키
번역: 김태희
연출: 표상아
2024.5.11.~6.9
세종문화회관S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