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낭만별곡>은 세종 즉위 전, 청년 ‘이도’의 기록은 많지 않은 가운데 악기 연주를 즐겼다는 태종실록의 기록을 모티브로 세종과 함께 조선 음악의 기틀을 세운 ‘박연’이라는 실존 인물과 ‘예성’과 ‘동래’라는 허구적 인물로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이다.
조선시대 음악기관 장악원의 전신, 이원(梨園)에 성별, 출신, 신분, 나이에 상관없이 오직 음악 안에서 음악으로 ‘낭만(浪漫)’을 이야기하며 저마다의 사연을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를 통해 ‘별곡(別曲)’으로 완성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과정을 그렸다.
작품 속 인물들은 ‘불협’에서 ‘화합’이 되는 과정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세상을 떠돌며 음악을 연주했던 ‘동래’,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겠다며 들어온 ‘예성’, 궁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었던 ‘이도’까지. 세 명의 악생은 이원에 모여 ‘우리만의 악보’를 만들며 하나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의 스승인 ‘박연’이 계속해서 율자보를 그려오라 시키자, 이도는 율자보 제출과 함께 “우리만의 악보가 필요하다”며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내뱉기도 한다. 단순히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동래’가 흥얼거리던 음악에 장단을 만들어 모든 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악보를 만들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도의 추진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세 사람이 처음에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원에 들어왔던 만큼 예성이 복수를 성공시키겠다며 왕을 향해 칼을 날리려 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채고 있던 동래가 상황을 막으며 칼을 대신 맞으며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왕을 향해 칼을 들이밀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원은 문제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스승인 박연은 유배를 떠나게 됐다. 이렇게 이원은 ‘불협음’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순간을 채우며 ‘화음’으로 남을 수 있게 됐다. 한참의 시간동안 이도는 ‘정간보’를 만들었고 예성과 동래 역시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가 반성도 후회도 하며 자신들만의 순간을 채우고 있었다.
다시 한 공간에 모인 세 사람과 스승 박연은 마지막으로 함께 ‘낭만별곡’을 연주하며 낭만같은 순간을 기록한다. 이들의 음악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모여지고 모든 이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게 만들기도 한 것.
뮤지컬 <낭만별곡>은 우리나라 국악기와 무용을 함께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다. 가야금, 해금, 피리, 대금까지 캐릭터마다 악기를 가지고 아무리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더라도 악기를 쥔 순간은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었고, 여기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무용이 함께 무대를 꾸미며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뮤지컬 <낭만별곡>은 이도를 중심으로 함께 음악을 만들어온 악생 각각의 이야기, 자신의 스승 박연과의 이야기를 ‘아리랑’ 이라는 전통 음악에 혼합해 전하며 관객들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큰 우여곡절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보는 이들 마음에 따스한 위로로 다가올 수 있는 봄 같은 작품이다.
한편, 뮤지컬 <낭만별곡>은 오는 6월 9일까지 예스24아트원 2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낭만별곡>
출연: 이종석 반정모 김우성
박유덕 장민수 전하영 박주은 황두현 정지우 유다혜 배상경
작: 신재아
극작•작사: 박해림
작곡•연출: 김은영
2024.03.19 ~ 2024.06.09
예스24아트원 2관

